언제나 캣당당한! 우리 꽃분이가 드디어 중성화 수술을 받았어요.
사실 2월 말에 중성화를 위해 혈액검사를 했었는데, 혈소판 수치가 너무 낮게 나오고 기타 이래저래 문제가 좀 있는 걸로 나와서 재검을 하느라 좀 늦었어요.
수의사 선생님은 ‘고양이는 혈소판이 자기들끼리 잘 달라붙어서, 검사 시에 혈소판으로 인식이 되지 않아 수치가 낮게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수치들은 아주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재검하면 된다’고 하셨지요.
혈소판 수치가 정말 낮으면 여기저기 이유 없이 멍이 들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활력도 좋으니 아마 별 거 아닐 거라고도 하셨지만.. 보호자 입장에서는 엄청 신경쓰이죠.
3월 3일에 재검을 받았고, 다행히 모두 정상 수치가 나와 줘서 3월 5일 목요일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전에는 동의서를 작성하는데
마취로 인한 심정지 가능성(고양이 미용 시에 1건 보았다고 하심), 폐수종 및 출혈 가능성, 그리고 2가지 더 말씀하셨는데 시간이 좀 지나서 잊어버렸네요.
아무튼 5가지 중 치명적인 건 심정지와 폐수종이었고 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동의서에 보호자가 서명해야 합니다.
무지 쫄리는 순간이죠.
10시 반에 아이를 맡기고 링거 꽂는 것을 보고 귀가한 후, 12시 30분에 수술 시작, 13시 30분쯤 수술이 잘 끝났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16시 30분쯤 꽃분이를 데리러 갔어요.
얌전히 잘 있다가 집사들을 보자마자 엄청나게 야옹대는 꽃쀼..ㅠㅠ 잘 견뎌 줘서 고마워..
집에 와서 넥카라를 벗으려고 정말 몇 시간을 난리난리 ㅠㅠ
하지만 넥카라 or 환묘복 중 하나는 반드시 착용을 해야 해요. 안 그러면 수술 부위를 핥습니다.
수술 후에는 아이가 잘 못 걷고 비틀거릴 수 있다고 하셨는데
웬걸.. 계속 돌아다니고 뛰어다니고 넥카라 풀어달라고 시위하고.. 너무 건강해서 어이가 없을 정도.
넥카라도 환묘복도 질색팔색을 해서 잠깐 풀어줘 봤더니
얌전히 잘 있는 척 페이크를 넣다가, 슬며시 붕대를 풀더군요 -_- 꼭 채워 놓으세요.
수술 후에는 며칠 동안 매일 내원해서 소독을 합니다.
수술 비용은 총 35만 원 가량이 나왔습니다만, 동물병원마다 다 다르니 ‘대략 이 정도 비용이 나오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하시면 될 듯.
수술 비용을 기준으로 병원을 찾기보다는, 고양이 카페 등에 가입하셔서 거주 지역으로 검색하시면(ex: ‘명일동’, ‘서대문’ 등) 병원 정보가 나오니 그걸 참조하시는 게 낫습니다.
나중에는 환묘복에 대해 첫날만큼 심한 거부반응을 보이지는 않아서, 실밥 푸는 날까지 계속 이것을 입혔습니다.
환묘복은 ‘로지의상실’이라는 곳에서 맞췄고 가격은 2만 원대.(새 창 링크) 꽃분이 이름에처럼 꽃무늬가 들어갔어요!
카루타 대회를 감상하는 꽃쀼.
요즘 컵에 담긴 물을 핥아먹거나 찍어먹는 버릇이 생겨버린 꽃쀼.
쳐다보니 안 그런 척 야옹
환묘복에 완벽 적응한 꽃쀼.
사실 똥냥이라 옷 없으면 그냥 흔냥이 돼서
평생 입힐까 생각도 좀 해 봤습니다..
둘이 나란히 밥 먹을 때가 많아요.
하 우리 아들.. 넘 잘생겼다..ㅠㅠㅠㅠ♥
5일에 수술을 하고
14일에 실밥을 풀었습니다.
6, 7, 10일에는 따로 내원해서 소독받고 경과를 수의사 선생님께 보여 드렸고
그 외의 날에는 집에서 매일 소독하고 붕대를 갈아 줬습니다.
고양이의 건강과 양쪽 모두가 스트레스받지 않는 공동 생활을 위해 중성화는 반드시 해 주셔야 합니다.
사람에게 성욕은 그냥 참고 지나가면 되는 것이지만
동물들에게는 고통임을 꼭 알아 주시고요,
그럼 또 근황 올릴 때까지 안녕히!
우리 예쁜 꽃분이, 고생 많이 했네요.. 그러나 건강해 보여서 너무 다행입니다. 수술 비용이 만만치 않네요. 저같이 무식한 이들을 위해 똥냥, 흔냥이 무슨 뜻인지 여기 잠깐 설명해 주심 감사하겠습니다. 고양이어인 것 같은데 번역이 필요.. 구글에 물으니 무슨 태국어를 자꾸 설명함.
아, 똥냥이는 애정을 담아 비하하는 단어입니다. 자기 강아지한테 ‘똥개야’라고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흔냥이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고양이’의 준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