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언가를 써 보는 건 처음이군.. 나는 세계 최고의 치즈냥 루시우다.

이 사진은 결코 내가 하찮은 인간들의 음식이 궁금해서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암튼 아니다. 난 그저 그런 고양이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아둬라.

 

 

 

 

 

그나저나 로얄캐닌 본사에서 아직 이 몸을 광고모델로 캐스팅하겠다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집사가 이렇게 파리만 날리는 블로그에 장난처럼 써 놓으니까 당연히 그렇겠지.

솔직히 이 잘난 얼굴을 발로 찍은 사진 421장만 아무 설명 없이 띡하니 포스팅하더라도 인기는 폭발할텐데

하여튼 빠져가지고…. 해병대 캠프에라도 보내버려야 한다.

 

위 사진은 내가 직접 포토샵을 해 본 로얄캐닌 광고 포스터다.

제목은 <상남자 고양이들의 라 비 느와르, 로얄캐닌>이다.

벌써 어두운 암흑가의 나른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나?

 

 

 

 

 

좀 더 밝은 분위기를 원한다면 이런 것도 있다.

아무튼.. 오늘은 이런 세속적인 이야기를 하러 온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이런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을 누나가 알면 난 궁디팡팡을 당할 거야.. 누나는 로얄캐닌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

 

 

 

 

 

 

난 요즘 아주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후.. 꽃분..

바로 이노무시키 때문이지.

이 더티한 놈은 정말 안 끼는 데가 없다.

 

 

 

 

 

내가 노는 데에도 끼고

 

 

 

 

 

내 장난감도 죄다 독차지하고!!!!

 

 

 

 

 

형아가 밥먹는 데에도 끼고

(저저 입 벌리고 자는 꼬라지 좀 봐라. 나의 품위를 배우려면 한참 멀었어)

 

 

 

 

 

누나가 책 보는 데에도 끼고

 

 

 

(비비적거리는 중)

 

 

누나가 저축은 안 하고 요즘 차에 빠져서 또 뭘 샀길래

고상한 나는 우아하게 차향을 맡고 있었는데

 

 

 

 

 

이 미친 캣초딩이 또 탐스럽고 윤기 흐르는 내 꼬리를 노리지 뭐야?

진짜로, 맨날 이래. 내 꼬리에 쭙쭙이하는 것도 동영상으로 찍혔는데 찾기 귀찮으니까 담에 보여줌

 

 

 

 

 

얘도 차를 좋아하긴 해. 전에 누나의 얼그레이를 훔쳐먹고 있는 현장이 포착됐거든.

 

 

 

 

 

어린 주제에 취향이 확고한 게 아주 노답은 아닌 거 같아. 나의 모범적인 품위를 매일 접하며 지내다 보면 조금은 우아한 고양이로 거듭날 수 있을지도 모를지도 모를지도 몰라.

게다가 누나도 이 깨방정냥을 좀 진정시켜 보겠다고 요즘 매일 바흐를 틀어놓고 있거든.. 효과는 0인 것 같지만

 

 

 

 

 

근데 지도 차를 좋아하면서 왜 날 이해해주지 못하는 건지

내가 뭐에 집중만 하는 것 같으면 당장 두두두두두두(진짜로) 달려와서 지 대가리를 들이밀든지 아님 내 꼬리를 잡아당겨!!

진심으로 슬쩍 밀기만 해도 이런 쪼꼬미는 저기 해왕성까지 광속으로 날아가버릴 정도로 내 힘이 세니까 어떻게 반격하지도 못해. 봉인된 나의 기를 해제했다가는 형아한테 혼날 거야..

그래서 사진 마지막 부분에 찍힌 것처럼 늘 자리를 피해버리지.

강자가 참아야지 어쩌겠어.. 애랑 싸울 것도 아니고.

 

 

 

 

 

근데 보여? 끝까지 쫓아와서 내 꼬리를 붙들고 늘어지는 모습

역시 모든 고등동물에게는 질투라는 속성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아.

이 미물 또한, 자신이 갖지 못한 지상 최고의 복실복실 치즈꼬리를 눈물나게 부러워하는 거지.

 

 

 

느와르 루시우

 

 

내가 맨날 이렇게 시달리니까 누나가 날 위한 공간으로 아주아주 높은 캣폴을 진상했는데

그것도 요즘 꽃분이가 써.

한 5cm쯤 크니까 2층까지는 이제 지 혼자서 잘 오르락내리락 하더라구.

 

내껀데…. 👿

 

 

 

 

 

그래도 집사들은 저 쪼만이보다는 나한테 더 신경을 써 줘.

고양이는 2-3살 때 제일 자기 것에 대한 주장이 강하다는 수의사 조언을 듣고,

내가 소외감이나, 내 물건/공간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나만의 것들을 많이 챙겨주려고 하더라고.

되도록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간식도 자주 주고. 물론 내가 이런 거에 넘어갈 고양이는 아니지만 말야.

 

 

 

 

 

일단 주니까 정성을 봐서 먹긴 하는데, 난 먹을 거나 밝히는 그런 고양이는 아니라는 걸 알아 둬라.

 

 

 

 

 

아 아니라고 ㅡㅡ

그.. 그럼 난 바빠서 이만.(호다닥)

 

 

꽃길 걷는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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