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고양이를 조건 없이 사랑하죠. 고양이는 아직 그럴지 말지 생각 중입니다. (사진: Getty)
반려동물로 가장 인기 있는, 그리고 대표격인 동물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개입니다.
개는 가족(주인)에게 순도 100%의 충성심을 보입니다. 말티즈나 포메라니안 등은 가족 구성원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별을 둔다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꼬리를 흔들면서 다가와 안기고, 얼굴을 핥고, 곁에서 잠이 들죠.
(훈련 여부에 따라) 앉으라면 앉고, 물어오라면 물어오고, 이리 오라면 옵니다. 주인만 바라보는, 인간에게 아주 충직한 친구들이에요.
이런 반려동물의 모습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고양이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아마 고양이와의 생활 초반에 매우 당황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 메트로지는 이러한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고양이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게 한 가지 있다. 고양이는 소유 대상이 아니다. 당신은 그저 고양이에게 친절한 집주인이고, 고양이가 당신 집에 편히 머물 수 있도록 해 주는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그 고양이의 집사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말로는 꽤 설명하기 어렵긴 하지만(당해 봐야 압니다), 그래도 최대한 이유를 적어 보겠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겁니다.
고양이는 당신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
개묘차 아주 조금 있음
X까, 난 고양이야
최근 한 고양이 모임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수술을 한 이후로 우리 고양이가 절 계속 따라다니고, 꼭 무릎 위로 올라오고,
계속 부비적거리고, 잘 때도 옆에 붙어서 자요. 왜 이럴까요?’
그리고 즉각 너무너무 부럽다는 댓글이 수십 개가 달렸죠. 아.. 진짜 좋겠다..
이렇듯 고양이와 사는 사람들은 고양이의 관심과 애정을 아주 갈구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여러분이 자기에게 하는 애정표현을 진심으로 싫어할 확률이 큽니다.
대부분의 고양이에게는, 개에게 하는 것처럼 끌어안고 뽀뽀를 하거나 배를 쓰다듬을 수 없고
심지어는 안아서 들어 옮기는 것조차 하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가 원할 때만 아주 가끔 다가와서 꾹꾹이를 하고, 골골거리고, 부비적거리는데
그게 집사가 뭘 하고 있을 때든 고양이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아요.
깊이 잠든 한밤중이든, 일어나기 애매한 시간인 새벽 5시든,
(저희집 알람은 루시우가 일어나는 아침 7시입니다. 친히 와서 깨워주심)
어쩌라고
한창 집중해서 과제 중이거나 일하고 있는 중이든 말입니다.
그리고 손에 냠냠이(간식)를 들고 있지 않은 한
여러분이 고양이를 아무리 애타게 부르더라도
고양이는 이쪽을 향해 귀만 쫑긋하고, 시선은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로 이런 바디랭귀지는 ‘니 말이 들리기는 하는데 반응하긴 귀찮다’입니다.
맞으면서도 웃고 있는 이 남자분이 보이십니까
모두 고양이의 그런 종잡을 수 없는 카리스마와 매력에 조련당.. 아니, 빠져버린 것이죠.
이에 저희는 항상 예민하고 섬세하신 냥님의 기분과 기호에 맞춰 드리며
그 분이 책상 위나 의자에 있고 싶으시다면, 저희는 양보하거나 약간의 불편 정도는 감수합니다.
이런 생활을 자조적으로(그러나 행복한 마음으로) 표현한 단어가 집사입니다.
2017년 캣산업박람회 포스터
이 포스터의 특정 단어 때문에 항의가 들어와
이렇게 바뀌었다는 썰이 있습니다.
고양이 위의 깨알같은 ‘키워’..
충분히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묘사가 힘들어서 참 쓰기 힘든 글이었습니다.
여러분의 성향에 따라 무조건 나에게 충성충성하고 늘 달려와 반겨주는 반려동물이 필요하시다면,
고양이는 정말이지 다시 생각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ㅇ^
(도.. 망.. 쳐..)